떠돌이 고양이가 도둑고양이로 번역 되었다면, 아무것도 훔치지 않은 길고양이 입장에서는 어떤 기분일까.
겨울철 얼어붙은 사료 한 알도 얻어먹기 힘든 동네 고양이의 처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인간의 시선이 만든 ‘도둑고양이’ 혐의가 얼마나 부당한지 공감할 것이다.
지난 11월부터 ‘도둑고양이 표현 순화’ 운동을 이어온 서동행은 국내 사전 출판사 6곳에 연락해 도둑고양이로 번역된 영어 표현들을 수정했다.
해당 표현들은 도둑(Thief)과는 연관성이 없는 ‘Stray cat’(떠돌이 고양이), ‘Alley cat’(골목 고양이), ‘Feral cat’(방랑 고양이), ‘Wild cat’(야생 고양이) 내용이었지만,
모두 뜻이 도둑고양이로 표기가 되어 있었다. 네이버, 다음 등 사전에서 도둑고양이로 검색됐던 이 표현들은 현재 길고양이 혹은 야생고양이로 대체됐다.
한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직 도둑고양이가 ‘사람이 기르거나 돌보지 않는 고양이’란 뜻으로 등재되어 있다. 반면 길고양이라는 단어는 누락되어 있다.
도둑고양이는 과거 고양이가 사람의 음식을 훔쳐먹는다는 부정적 인식 탓에 붙여진 이름으로 최근에는 거의 쓰여지지 않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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